들어가며...
조(吊)를 가진 자들이 조(弔)를 없앴으니... 이제 남은 것은 답(畓)
유일하게 남은 한 글자, 답(畓)을 지켜라 !
스탠퍼드 출신의 무기중개상 이태민,
오로지 500억의 커미션을 챙겨 안락한 인생을 살고자 하던
그 앞에 들이닥친 운명의 글자들.
'킬리만자로'. 그가 건넨 파일의 진실은 무엇인가?
죽은 자가 남긴 USB를 여는 순간 당신의 운명도 뒤바뀔 수 있다.
5천 년의 진실 게임, 이제 그 거대한 퍼즐이 맞춰진다.
저자, 김진명 선생님
첫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발표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고, 일본ㆍ중국의 한반도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지적하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소설들이 왜 하나같이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는지, 그의 작품을 읽어본 이들은 알고 있다.
뚜렷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 김진명.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으로 대한민국 국호 韓의 유래를 밝힌 『천년의 금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역사논리로 이루어졌는가를 명확히 규명한 국보급 대작 『몽유도원』,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1026』, 경이로운 수의 비밀을 다룬 『최후의 경전』,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 『카지노』, 북한 지도자 죽음의 미스터리를 담아낸 문제작 『신의 죽음』,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예견한 『삼성 컨스피러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중의 갈등을 다룬 『싸드』, 25년간 추적해온 ‘한국사의 핫이슈’를 만화로 풀어낸 『한국사 X파일』, 한자 속에 숨겨진 우리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담은 『글자전쟁』 등이 있다.
등장인물
이태민: 무기중개상, 뛰어난 수재로, 미국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 물리학과에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하였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물리학을 던지고, 스탠퍼드 대학교(석사)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게 된다. 이후, 유명한 무기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취업 후, 성공가도를 달리다, 북한과 남한의 정세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자, 돌연 한국으로 귀국 후, 2년 동안 50억의 순수익을 챙기는 기염을 토한다. 문제는 무기거래 시, 발생하는 커미션, 로비 금액 등이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수단일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불법적인 요소가 다분한 요소로 이태민과 동업 관계를 가진 이회장이 검찰과 엮이면서 이태민도 나락에 빠지게 되고, 돈한푼 없이 중국에서 도망자 신세로 변하게 된다.
킬리만자로(전준우): 이태민이 중국에서 북한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 동포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자주 갔는데 여기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로, 이태민은 킬리만자로가 북한계 거물로 예측했지만, 사실은 한국인이며, 소설을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인물임. 이태민과는 식당에서 몇 마디 통성명도 없이, 몇 번 마주친게 다였지만, 어느날 급박하게 이태민을 만나고, 본인의 소설이 담긴 USB를 넘긴 후,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게 된다.
킬리만자로 소설 속 인물
유생석정: 고구려 시절, 한나라에서 도망온 학식 있는 자로, 덕이 높고 수양이 깊어,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
안망: 고구려 정만현의 태수로 신중한 성품의 소유자
을파소: 고구려의 국상(왕).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로 안망과 함께 소설 속 수수께끼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인물.
줄거리
이태민은 무기거래상으로 한국에서 2년동안 50억을 벌만큼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지만, 돈거래를 통한 로비가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검찰 출석 전, 번 돈은 모두 불법 자금으로 묶기게 되었고, 수배까지 내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중국으로 도망을 가게 된다. 중국에서도 무기거래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북한 식당을 자주 드나들면서 북한 사람들과 친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이곳에서 킬리만자로를 만나게 된다. 킬리만자로는 글을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작가로, 최근에는 한자의 기원이 중국이 맞는지에 대한 부분에 의문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었는데, 생명의 위혐을 느낀 순간, 본인이 쓰고 있던 소설을 이태민에게 전달해 주고, 살해를 당하게 된다. 이태민은 킬리만자로의 사망이 안타까울 수는 있었지만, 본인도 쫓기는 몸이기도 하고, 무기거래의 치욕(?)을 갚아주기 위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군에 미국 보잉사의 포세이돈(P-8)을 팔고, 500억을 벌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 다니게 된다. 하지만, 킬리만자로가 쓴 소설을 읽다보니, 그 내용에 마음이 끌리게 되고, 중간에 끊긴 소설을 본인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대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게 된다.
킬리만자로의 소설, 정만현 살인 사건
서쪽 국경과 국내성 사이에 위치한 정만현은 선비, 돌궐, 흉노, 한나라 등 다양한 이주민들이 뒤섞여 고구려에 동화된 땅이었다. 이주한 자들 가운데는 유목과 방랑을 일삼던 북방의 거친 무리들도 있었고, 농사일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동쪽의 순박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눈에 띄는 것은 한에서 도망온 지체있고 학식 있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예의와 학문을 가르쳤고,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유생 석정'이라 칭하는 초중년의 한 유학자는 덕이 높고 수양이 깊어, 모든 이들의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그는 상갓집에서 사람들이 각양각태로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조(吊)"라는 글자를 선보이며, 사람이 죽으면 먼저 집 밖에 등불을 내걸고 안팎으로 알려 소란을 막고 엄숙함을 유지할 것이며 그 위에 수건을 덮어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고, 사람들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만현의 작은 마을 두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죽일 정도로 악날하고 무자비한 살인이었는데, 정만현의 태수인 안망은 이 사건을 꼭 해결하고 싶었다. 혼자의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기에 고구려의 왕 을파소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을파소는 안망과 함께 단서를 하나씩 하나씩 찾아 나섰다.
두 마을은 모두 서맥족으로 풍장의 전통이 있었다. 옛날의 서맥족은 사람이 죽으면 묻지 않고 나무 위에 걸쳐두거나 바위에 눕혀두거나 했는데, 땅에 묻어 썩히는 것보다는 더 온전하게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또한 자식들은 시체를 내다버리긴 하지만 어제까지도 같이 지내던 가족이라 활을 들고 나가 부모의 시체를 지켰다.
풍장이 이뤄질 때, 한자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조(弔)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는 활을 이고 있는 자식의 형상을 글자로 표시한 것이었다. 이는 한자가 아닌 독립된 글자 체계로 이해되고, 이는 동이족의 나라였던 은나라와도 연결이 된다.
결국, 이 글자가 살인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 한나라에서 온 '유생 석정'은 한자가 중국에서 유래된 글자인데, 한자에 없는 글자인 조(弔)가 세상에 돌아다니는 것은 중국이 최초로 만든 한자라는 세계관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조(弔)를 조(吊)로 바꾸고 유교적 사상이 스며들게 했고, 조(弔)를 썼거나 보았던 사람들은 모두 말살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태민의 선택은?
500억 부자가 되기만을 희망했던 이태민은 킬리만자로의 미완성 소설을 본 후,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고, 킬리만자로가 죽은 현 상황에서 본인이 아니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기 힘듦을 알기에, 과거의 역사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정리하였고, 베이징대학교에서 열리는 인문학학회에 참석해, '은자여, 영원하라!'란 말과 함께, 과연 한자의 시작이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 맞는지, 아니면 동이족으로 불리었던 은나라에서 시작된 은자가 한자의 시초가 아닌지를 발표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동이족: 중국인들이 주변 민족들을 지칭하면서 동북지역에 살고 있던 우리 조상들에게 붙인 명칭으로 중국의 고대문헌에는 동이족에 대한 언급이 많다. 은나라 때부터 중국의 한족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은으로부터 대대적인 정벌을 당하기도 한다. 동이족의 초기 거주지는 중국의 산해관 이남 황하 하류지역이었으며, 점차 한반도 지역으로 생활 근거지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의하면 이(夷)는 큰 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고 있어 우리 민족이 활을 잘 다루는 민족임을 말하고 있다.
맺음말
김진명 선생님의 글자전쟁은 주인공 이태민을 중심으로 무기 거래와 관련된 내용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고, 중간 중간 킬리만자로의 유작 소설을 이태민이 읽어가면서 작은 얘기가 진행된다.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기에 이태민의 무기거래와 관련된 내용에 집중해서 책을 읽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기거래보다 킬리만자로의 유작 내용에 조금씩 조금씩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고구려의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중국과 한국 간의 글자 전쟁으로 확장하는 작가님의 상상력과 스토리 전개는 한국 사람이라면 애국심을 가지고 끝까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이 아닌가 하다. 한국의 역사가 간략하게 "고조선-삼국(백제/신라/고구려)-고려-조선-대한민국"으로 알고 있는 나에게 "은나라"는 찾아보고 싶은 나라로 다가왔고, 만약 한국과 북한이 분단된 상태가 아닌 하나의 국가 체계였다면, 또한 일제침략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가 지금과 사뭇 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과 아쉬움으로 역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킬리만자로는 김진명 선생님, 이태민은 책을 읽는 독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진명 선생님의 글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은나라/고조선/고구려에 대한 부분을 네이버에서 찾아보는 내 모습이, 처음에는 역사에 무지했지만, 과거의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나름 이태민을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란 말처럼 날이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사회 생활 속에서 조금이나마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글자전쟁"이란 소설은 작지만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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