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울다가 웃었다 김영철 에세이

들어가며..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김영철 님의 울다가 웃었다 에세이를 읽어 보았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는 사십 중후반의 나이에 짤막짤막하게 읽어보고 싶은 책을 찾아보다가, 김영철 님의 책이 눈에 띄어서 잠시 읽어보았는데, 하루하루 작가님의 감정이 느껴지는 내용과 읽기 쉽게 쓰인 문장을 보고, 기분전환을 위한 도서로 충분할 듯하여, 전체를 읽어보았고, 책 소개와 함께 감상평을 써보려고 한다.
저자, 김영철 님
개그맨 겸 DJ. [2016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등에 참가한 ‘영어 잘 하는 개그맨’.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현재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 DJ와 JTBC 예능 [아는 형님]의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이며, 유튜브 [김영철 오리지널]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뻔뻔한 영철영어』 시리즈와 『울다가 웃었다』, 『일단, 시작해』 등이 있으며, 『치즈는 어디에』를 비롯한 세 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
삶을 긍정하는 서사를, 타인과 대화 나누기를, 다정하고 사려 깊은 격려를 좋아한다.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명상을, 동네 책방에 들러 책 읽기를, 틈날 때 종이신문 보기를 즐긴다.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오랜 시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코미디언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가수, 작가, 종합 예술인으로도 불리길 바란다. 부지런함이 재능이 될 수 있다고, 꾸준함이 실력이 될 수 있다고, 쉰 살이 되면 더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 주눅 들지 않고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며, 유쾌하고 진실하게 나이 들고 싶다.
줄거리
저자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에세이 형식을 빌려서 슬픔, 농담, 꿈, 사람이란 카테고리로 나누어 표현하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는 형님"의 노잼 캐릭터에서 라디오나 영어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유창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까지 저자가 부딪치고 있는 사회라는 접점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고 생활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1장 슬픔: 행복엔 소량의 울음이 있다.
저자는 한 때 비호감, 핵노잼, 극혐...등 본인에게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최악의 평을 받으며 지내온 날들이 있었다. 모두가 그를 좋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일 테니, 무색무취보다 호불호가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화살같은 댓글에 마음이 아무렇지 않을 순 없었다. 하지만 2015년, <진짜 사나이 2>에 출연한 이후, 저자의 진심을 알아준 시청자들이 조금씩 조금씩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기 시작했고, 오래된 팬이 "영철 씨, 낭중지추!!!"란 말에 감동을 받았다.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 송곳같이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자연스레 두각을 나타낸다는 말로, 독설이나 막말 개그 안 하고, 누구 라인이라고 편짜서 출연 안 하고, 얼굴과 입담만으로 정직한 웃음을 주던 영철 씨가 비주류와 비호감이라는 화살을 받으며 무시당할 때, 무척 슬펐는데, 진짜 사나이 이후, 영철 씨의 오랜 된 팬이라는 게 행복하다는 청정 댓글을 읽음)
좋은 게 좋은 거 일 수도 있지만, 행복엔 약간의 슬픔이 곁들여 저야 좀 더 의미 부여가 될 수 있음을 다양한 경험으로 소개하고 있다.
2장 농담: 우리에겐 웃고 사는 재미가 있다.
저자의 아는 동생이 찾아와 하는 말이, "형님, 굿 뉴스와 배드 뉴스가 있습니다. 뭐부터 들어보시겠습니까?", 저자가 말하길, "배드 뉴스?" 나쁜 소식을 먼저 듣고 좋은 소식을 나중에 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빠진 목소리로 "여자 친구와 헤어졌어요."라고 했다. 저자가 "굿 뉴스는 뭐니?"라고 물으니, 생긋 웃으며 "여자 친구와 헤어졌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목소리가 쩌렁쩌렁해서 해방된 기쁨이 얼마나 큰지 저자는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동일한 사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좋은 소식일 수도, 나쁜 소식일 수도 있는데, 2장에서는 내려놓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여러 경험을 통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3장 꿈: 누구나 잘하는 게 하나쯤 있다.
한때 저자의 고민은 '내가 잘하는 게 뭘까?' 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는 일찍 일어나는 걸 잘한다. 누군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자신 있어, 웃기는 게 자신 있어?'라고 물으면 답은 정해져 있다. 웃기는 건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일어나는 건 그가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는 일찍 일어나는 게 더 자신 있다. 잘 찾아보면 누구나 잘하는 게 있다. 무언가 장점을 찾어보고 꾸준히 길게 최선을 다하면 최고가 된다. 저자는 19년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할리우드에 가서 시트콤에 출연하여 세계적인 코미디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는데, 가끔 어떤 분이 그에게 "안 이루어지면 어떡해?"라고 물으면, 속으로 답한다. '안 이루어지면 어때!' 안 이루어져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된 거니깐 괜찮다. 그리고 영어 유튜브 채널 <김영철의 아는 영어>를 오픈했다.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잘하는 게 된다.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된다. 인스타그램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인스타그램을 잘하게 되고, 라이도가 좋아 계속 듣다 보면 음악과 노래와 시사 상식이 풍족해지고, 그렇게 조금은 잘하는 게 생긴다. 저자는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배워본다. 배우다가 재밌으면 열심히 해본다. 그러다 보면 배우고 싶은 게 할 수 있는 게 되고, 잘하는 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내가 그래도 잘하는 게 뭘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저자는 말하고 싶다.
그래도 내가 몇 번 해보았던 것, 그나마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4장 사람: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송은이 님과의 일화, "우리 김영철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 하나가 정말 커요." 진행자가 "장점이 뭐예요?"라고 묻자, 송 선배가 "장점은 정말 긍정적이에요. 진짜 매사가 긍정이에요"라고 답했다. 다시 진행자가 "그럼 단점은요?"라고 묻자 "단점은 정말 시끄럽고 말도 많고... 진짜 시끄러운데... 긍정적이에요'라고 말했다. 저자는 단점보다 장점을 더 크게 봐주는 사람 덕분에 내가 나로서 살 수 있다고 한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일한다는 건 기쁜 일이고 무한한 영광이다. 반면 나를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일을 할 때는 불편하고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건 이상한 일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기계와 같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열 명 중 두 명은 나를 싫어하고, 일곱 명은 나에게 큰 관심이 없고, 한 명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참 긴 시간이 걸렸지만, 나를 온전히 사랑해 주는 단 한 사람, 욕심을 부려 말하거니와 그런 사람이 몇 사람만 있어도 인생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맺음말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내가 김영철 작가님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나보다 나이는 많지만, 책을 쓴 시기가 지금의 나와 비슷하기에, 유사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볼 때의 코미디언 김영철은 코미디도 잘하고, 영어도 엄청 잘하는 유명인이다.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나왔을 때마다 게스트로서 최고치를 뽑아주는 그의 모습은 천상 개그맨이란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는 형님이란 프로그램에서 잡힌 노잼 캐릭터는 그를 굉장히 힘들게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대중의 평가를 받는 공인이기에 그 힘듦을 표현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일반 회사원이었더라도, 성과가 없다면, 월급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자존감은 자신을 옭아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우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좋은 동료들을 주변에 둔 그는 이 난관을 현명하게 잘 이겨냈고, 자신의 강점인 영어 능력을 살려서, 미국 본토에서 코미디쇼까지 펼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되었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하는데, 지금의 김영철 작가님의 모습은 순간순간의 감정과 그때마다의 선택이 쌓여서 만들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정표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도움받은 책
에세이에 소개된 책들. 김영철 작가님을 이해하기에 좋을 듯하고, 또한 이와 상관없이 읽어보기에도 좋을 듯해서 남겨본다.
1장.
이미예 / 달러구트 꿈 백화점 / 팩토리나인
루이스 캐럴, 존 테니엘 그림, 김경미 옮김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 비룡소
루시 모드 몽고메리, 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빨간 머리 앤 / 시공주니어
에쿠니 가오리, 신유희 옮김 / 호텔 선인장 / 소담출판사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옮김 / 개미 / 열린책들
2장.
김용택 / 1.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2.그대, 거침없는 사랑 / 푸른숲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강승영 옮김 / 월든 / 은행나무
채희문 / 1. 빈 배낭, 2. 소슬비 / 황금마루
너새니얼 호손, 김욱동 옮김 / 주홍 글자 / 민음사
김형경 /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 한겨레신문사
김영철 / 일단, 시작해 / 한국경제신문사
유선경 / 어른의 어휘력 / 앤의 서재
장영희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샘터
3장.
임경선 / 평범한 결혼생활 / 토스트
권대웅 / 당신이 사는 달 / 김영사ON
오프라 윈프리, 송연수 옮김 /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북하우스
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김경희 옮김 / 군주론 / 까치
박완서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세계사
브루스 윌킨슨, 마영례 옮김 / 야베스의 기도 / 디모데
4장.
김은령 / 밥보다 책 / 책밥상
엘레나 페란테, 김지우 옮김 / 나의 눈부신 친구 / 한길사
켄 브랜차드, 조천제 옮김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21세기북스
김영철, 타일러 /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 위즈덤하우스
닫는글.
미셸 투르니에, 김화영 옮김 / 뒷모습 / 현대문학